나는 전시기획자!

안녕하세요. 고크리 여러분.

저는 전시관을 설계하는 전시기획자입니다. 전시기획자가 무엇인지 생소하신가요? 그러면, 전시기획자가 어떤 사람인지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전시기획자는 스토리 텔러!

아마 요사이 학생 여러분들은 체험학습이다 수행평가다 해서 박물관이나 과학관을 많이 방문하는 것으로 압니다. 그러한 전시관에는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는 역사적인 유물이 있기도 하고, 손으로 작동시키는 체험물이 있기도 하고, 텍스트와 사진으로 채워진 패널이 서 있기도 합니다. 그러한 전시품들은 혼자 그냥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하나의 스토리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로가 라는 것은 전시품과 관람자가 될 수도 있고, 전시품과 전시품이 될 수도 있어 공간은 다양한 스토리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시기획자란 전시관에 실을 스토리를 꾸며 가는 사람입니다. 쉽게 말해서 전시기획자는 전시관의 ‘보이지 않는 스토리 텔러’입니다.


물리학-과학기술학-전시기획!

그럼, 전시기획 일을 하는 제가 어떠한 배경을 지녔는지 궁금하신가요? 저는 대학교에서 물리학을 전공하였습니다. 아직 물리학과 전시기획의 관계가 생소할 것입니다. 물리학을 공부하면서 저는 과학사와 과학철학, 과학기술사회학 등(총칭하여 과학기술학)을 두루 살폈습니다. 대학교 시절 저의 학문적 관심은 순수한 물리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물리학과 연관된 과학기술학(Science & Technology Studies)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공계 캠퍼스만이 아니라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의 문과대학의 강의실을 찾곤 하였습니다. 그 시절 문과대 캠퍼스를 찾을 때에는 이학도로써 문과학문에 심취하였다는 으쓱함도 있었습니다. 그러한 저는 자연스럽게 대학원에서 과학기술사회학을 전공하게 되었습니다. 과학기술학의 여러 분지에서 무엇을 전공하면 좋을까하는 고민을 하기도 하였으나, 접근 초기의 관심사대로 저는 과학기술사회학을 전공하게 되었습니다. 저 또한 대학원을 마친 후 취업난을 겪으며, 쉽지 않게 취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과학계통의 전공자가 필요한 전시 기획 분야에 취직을 하였습니다. 바로 과학관 설계의 기획직에 취직이 된 것이죠.


항상 깨어있는 전시기획자!

그럼, 과학관 기획을 위해 과학적 소양이 필요한 것은 기본입니다. 이때의 소양이란 과학에 대한 지식만이 아니라 과학에 대한 태도가 포함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과학적 지식이 좀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과학에 대한 태도가 열정적이라면 기획을 해내기에 충분하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과학적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아주 명쾌하고 쉬운 전달력이 필요합니다. 이때의 전달력이란 전시 설계 설명서에 표현되는 문장력에서부터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설득하는 화술까지를 의미합니다. 이때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여러 채널을 통한 리서치를 통해서 얻어지게 됩니다. 그러기에 전시기획자는 여러 분야에 대해 깊이 있는 관심이 필요합니다. 앞서 언급했던, 과학관에서의 과학적 소양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 걸쳐 심도 있는 내용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전시기획자는 트렌드 및 전문 내용에 밝아야 합니다.


미래의 전시기획자!

이러한 전시기획에 있어 특별한 학문적 배경이 고집되는 것은 아닙니다만, 장래를 설계하는 여러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드리겠습니다. 전시기획에서 선호하는 전공은 주로 디자인과 사학입니다. 디자인 전공자는 공간을 스토리로 채워가는 솜씨에 있어 보다 아름답게, 그리고 전시디자이너와의 협동에 있어 보다 원만하게 진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또한 사학 전공자는 무엇보다 고금에 전해오는 풍성한 이야기 꺼리로 어려운 내용도 술술 전개해 나가는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공에 다양한 관심사를 지니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전시기획자의 앞에는 어떠한 주제의 공간이 놓여 있을지 아무도 알 수 없으니까요.


전시관에 대한 새로운 시각!

그러면, 고크리 여러분 중에 전시기획에 관심 있는 분이 계시다면 우선 근처 전시관을 향해 가보십시오. 그리고 그곳에서 전시관에 대고 기획자가 얘기하는 바를 찾아보세요. 전시관이 한층 깊이 있게 보일 것입니다.